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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중심 전략 - 제품 전략 피라미드, 다양한 제품 개발 방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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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중심 전략 - 버즈빌 제품팀이 일하는 법

버즈빌에서 CPO를 맡고 있는 웨일입니다. 어느새 벌써 2021년이 훌쩍 흘러갔네요. 버즈빌에게는 정말 많은 시도와 회고, 성장이 있었던 한 해였습니다. 이번 시리즈를 통해 올 한 해 동안 버즈빌 제품팀이 제품과 비즈니스 성장을 위해 실행해 온 방식들을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고객 중심(Customer-centric) 전략

고객 중시(Customer-focused)와 고객 중심(Customer-centric)은 서로 의미가 다릅니다. 고객 중시 전략은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방향에 가깝다면, 고객 중심 전략은 고객을 이해하고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함으로써 고객이 겪는 문제와 필요로 하는 것을 찾아내는 방향에 가깝죠. 고객 중시는 밖에서 안으로 들어가는 접근이라면 고객 중심은 안에서 밖으로 나가는 접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디지털카메라를 사러 온 고객에게 현재 마주한 상황(e.g., 워킹맘이 바쁜 와중에 가족에게 손쉽게 아이 사진을 공유하고 싶다)을 물어본 뒤 고객에게 필요한 제품을 추천하는 것이 고객 중심 전략이라면, 곧바로 고객이 원하는 카메라 해상도가 몇인지 물어보고 그에 맞는 제품군을 추천해 주는 것은 고객 중시 전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Best Buy는 실제로 고객 중시에서 고객 중심으로 나아감으로써 9% 매출 상승을 경험했다고 합니다.

 

버즈빌의 올 한 해 키워드를 뽑는다면 ‘고객 중심’이라는 키워드는 빠질 수 없을 것입니다. 제품팀은 항상 수많은 가설과 요청, 산더미 같은 아이디어와 백로그들 사이에서 어떤 일이 중요한 일인지 고민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고객 중심 전략은 버즈빌 제품팀이 이리저리 흔들리지 않고 고객의 관점에서 중요한 문제들을 파악하고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룹의 분할과 팀 구성 방식

2021년 올해 초, 버즈빌은 고객 중심 사고를 강화하기 위해 고객을 기준으로 그룹을 분할했습니다. 아직 전 직원이 100여 명 정도인 스타트업이지만 여전히 전사 조직을 크게 둘로 나뉘는 일은 엄청나게 큰 변화였습니다. 제품팀 입장에서는 모든 제품팀을 재편성해야 할 필요가 있었죠.

팀을 재편성하는 과정은 큰 고통이 따랐습니다. 언제나처럼 시간은 촉박했고 의견은 다양했죠. 그룹이 나뉘기 전에 있던 제품과 서비스들의 오너십을 나누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버즈빌 시스템은 콘웨이 법칙(Conway’s Law)에 따라 조직의 구성을 반영하고 있었습니다. 조직이 변경되면서 어떤 서비스는 오너십을 잃어버렸고, 어떤 서비스는 양쪽에 속하는 상태가 발생했죠.

팀을 구성하기 위한 원칙이 필요했습니다. 크게 보면 다섯 가지 정도의 원칙으로 팀을 나눌 수 있었죠.

  • 제품 기반 팀 구성: 각 제품을 중심으로 팀을 구성한다. e.g., 액션형 광고 팀, 수익화 도구 팀
  • 계층 기반 팀 구성: 제품의 계층(layer)을 기준으로 팀을 구성한다. e.g., SDK 팀, 엔진 팀
  • 고객 기반 팀 구성: 고객 그룹을 기준으로 팀을 구성한다. e.g., 커머스 광고 팀
  • 기능 기반 팀 구성: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을 한 팀으로 구성한다. e.g., 기획 팀, 서버 팀
  • 목표 기반 팀 구성: 달성하고자 하는 KPI를 기준으로 팀을 구성한다. e.g., PV 팀, ARPU 팀

구성 방법마다 일장일단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고객 기반 팀 구성은 고객 중심 사고에 부합한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각 팀에서 비슷한 구현을 각자 해야 하는 사일로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컸고, 목표 기반 팀 구성은 추구해야 하는 목표가 뚜렷하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구현하는 기능마다 어느 팀에서 오너십을 가져가야 하는지 정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기능 기반 팀은 목적 중심으로 움직이기 어려웠고, 계층 기반 팀은 목적 달성을 위해 여러 팀의 협업이 필요했으며, 제품 기반 팀은 회색 영역이 다수 존재했죠. 역시나 One size fits all 은 없었습니다.

고민 끝에 처음부터 바로 청사진을 만들 수 없다는 상황을 인정하고 한 단계씩 조직 성숙도를 높여가기로 하였습니다. 조직의 구성을 여러 단계로 나눈 뒤 각 단계별로 성격과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조건을 명시했죠.

 

디맨드 그룹은 계층 기반으로 팀을 구성했습니다. 제품을 광고 상품, 광고 엔진, 광고 관리 도구로 나눈 뒤 각 제품을 담당하는 팀을 구성했죠. 한 분기 정도 학습을 해나가며 조직을 안정화했고, 이후 광고 상품 팀은 액션형 광고 팀과 노출형 광고 팀으로 분할되어 운영되었습니다.

 

서플라이 그룹은 KPI를 중심으로 팀을 구성했습니다. 한 팀에서 지표 하나를 끝까지 책임지고 달려 나갈 수 있는 장점이 있었죠. 한편 제품 오너십이 애매한 과제들이 종종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여러 시도 끝에 현재는 계층 기반 팀이 구성되었고, 제품 기반 팀으로 변화해 나가고 있습니다.

 

2022년에는 팀 토폴로지(Team Topologies)에서 제안하는 팀 구성을 적용하려고 준비 중입니다. 이 내용은 시리즈 마지막에서 좀 더 다뤄보겠습니다.

고객 추천 지수 (Net Promoter Score, NPS)

2020년부터 고객 만족도를 측정하기 위해 고객 추천 지수(NPS)를 활용하자는 얘기가 종종 나왔습니다. 2021년 전사 차원에서 고객 중심 전략을 시도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NPS 수집을 시작하게 되었죠. 기존에는 광고 플랫폼으로써 퍼블리셔, 광고주, 사용자 세 고객을 모두 고려해야 했기에 오히려 집중하기가 어려웠던 한편, 고객을 중심으로 그룹을 나누고 보니 해야 할 일이 명확해졌습니다.

우선 디맨드 그룹에서 먼저 시도를 하게 되었습니다. 영의 열렬한 지지 하에 세일즈 팀에서 주도하여 NPS 조사를 실행했고, 분석한 결과를 다 함께 논의했습니다. NPS 문항과 더불어 추천 이유와 비추천 이유를 함께 물어봄으로써 고객이 가진 생각을 더 자세히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고객이 가진 주요 문제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었고, 이를 해결함으로써 NPS를 7점에서 최대 40점까지 올려볼 수 있었습니다.

 

제품팀이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 사실은 모두가 잘 알지만 실행하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고객 개발 팀이 별도로 있지 않은 이상 - 있다고 하더라도 - 어떻게든 직접 고객과 소통하고 이를 통해 그들의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자칫하면 고객이 요구하는 것을 제공하려다가 그들이 실제로 필요한 것을 놓쳐버리는 경우도 발생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하죠.

 

NPS가 고객 개발 관련 과제를 모두 해결해주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고객의 목소리를 직접적으로 들을 수 있는 좋은 수단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더불어 고객 관점에서 우리가 잘하고 있는지 측정할 수 있는 좋은 지표가 됩니다. 고객 관련 지표를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은 많은 의미를 가집니다. 피터 드러커의 유명한 말처럼,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으니까요.

 

제품 전략 피라미드 - 버즈빌 제품팀이 일하는 법

[전략]과 문제해결·캐즘(Chasm), 실습사례(case study)

전문가의 시선 인사이트

A 사 연 매출은 3조 원에 육박한다. 반면 B사는 그룹 전체 매출은 약 20조 원, A사와 경쟁하는 산업군 연 매출은 5조 원에 달한다. 이른바 '가' 산업군 양대산맥이다. 제품 품목 별 시장으로 세분화하면 A사 경쟁사는 C사, D사, E사이다. B사도 별반 다르지 않다. 요컨대 A사와 B사는 오랜 맞수이고, A사가 선도자(First Mover) 일 때 B 사는 추격자(Fast Fellow)였다. 이 역할은 바뀌기도 하며 현재 진행형이다.

A 사는 2018년 OOO가정간편식(HMR) '나'를 선제적으로 시장에 내놨다. 그로 부터 10여 개월 후 B사도 '나' 제품을 출시했다. C사, D사, E사도 잇따라 출시했다. 가정간편식 시장 규모는 연 3조 2천 억 원쯤이고, OOO가정간편식 시장 규모는 연 350억 원 수준이다. 이미 성숙기를 맞이하고 있는 타 간편식과는 다르게 OOO가정간편식은 성장기에 진입 중이다. 이 시장을 A사는 경쟁사 보다 1년 앞 서 진출했고, 선점했다. 선도자인 셈이다.

 

최근 한 매체에서 OOO가정간편식 성장세를 반영하듯 '맛 평가' 특집 기사를 보도했다. A사를 비롯한 B사, C사, D사 제품 모두를 포함한 품평회는 우열을 가릴 수 없다라는 것이 결론이다. 하지만 A사 입장을 내재적으로 파고들면 이 사실을 받아들이기 불편한 점이 있다. 읽는 이에 따라서는 '맛 평가'에서 A사 제품이 경쟁사 보다 좀 못하다는 식으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점은 A사에게 그저 우연한 사건일 수 없다. 그 까닭은 첫 째 선도자 효과를 누리지 못한 점, 둘째 차별점으로 내세운 소스가 '호불호'라는 프레임에 갇혀 버렸기 때문이다.

 

이 해설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인다면 A사 OOO가정간편식은 '캐즘(chasm)에 빠진 것이 문제'일 수 있다. 선도자 효과를 누리지 못할 때 생각해 볼 만한 이슈이다.

 

 

'캐즘'은 제프리 무어((Geoffrey Moore)가 1991년 발간한 책 제목이다. 혁신이 실패하는 이유와 연구 성과가 시장에서 뜻대로 반응을 내지 못할 때, 초기 마케팅이 주의해야 할 시사점으로 쓰는 용어다. 캐즘이 발생하는 원인은 얼리어답터(선각수용자)에서 실용주의자(전기다수사용자)로 이어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요컨대 '맛' '효용' '가격'이 실용주의자 마음을 사로잡지 못한 것이다. A 사 '나' 제품이 캐즘에 빠진 것이라면 바로 이 세 가지 요소를 세밀하게 5WHY 분석해야 한다.

 

두 번째 차별점으로 내세운 '소스'가 되레 '호불호'에 갖힌 점은 소비자 기호에 대한 재정립이 필요하다. A사 가 내세운 '소스'는 '취향존중'이라는 2019년 소비 트랜드에 부합한다. 하지만 '스토리' '혁신' '가치'라는 세부 요소를 만족하는 지는 되새겨 봐야 한다. 이 점은 경쟁사도 동일하다. 하지만 A 사 제품에는 없는 것이 경쟁사 제품에 있다.

그것은 OOO가정간편식을 떠 올릴 때 소비자는 몇 가지 불편한 점을 고려하기 마련인데, 경쟁사 제품은 그 불편한 여러 요소 중 한 가지만은 분명 없앴다는 점이다. 이 점은 A 사도 동일하지만 그것을 실용주의자가 모른다면 ‘호불호’라는 프레임은 적절하다. 혹시 A 사는 불편한 점 보다는 '최초' 타이틀에 더 무게감을 둔 검 아닌지, 신제품을 빠르게 내지 않으면 안 될 이유 또는 압박으로 인한 결과물 일 수 있지만 이는 추론에 불과하다. 이 점은 차지하고 당장 시급한 것은 '선도자 효과를 누리지 못한 채 경쟁사 제품이 되레 선도자 지위를 누린다면 A 사로서는 뼈 아픈 일격을 당한 셈이다.

그렇다고 기회가 영영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제 막 성장기에 진입하고 있는 탓에 사실 지금부터가 본 게임이다. 당장 A사 OOO가정간편식이 캐즘에 빠진 문제 원인을 분석하고, 빠르게 태세 전환을 한다면 '선도자(Fisrst Mover)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지금부터가 본격적인 경쟁이라고 각오를 다지면 거뜬히 해 낼 수 있다.

 

제품 비전, 전략, 그리고 로드맵: 제품 전략 피라미드

버즈빌 CPO 웨일입니다. 2021년을 회고하기 위해 시작한 시리즈였는데 어느새 2022년이 되어버렸네요. 작년 한 해는 버즈빌에게는 정말 많은 시도와 회고, 성장이 있었던 한 해였습니다. 이 포스팅을 통해 2021년 한 해 동안 버즈빌 제품팀이 제품과 비즈니스 성장을 위해 실행해 온 방식들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제품 정체성

제품이 성장하면서 주요 고객이 얼리어답터 그룹을 지나고 캐즘(초기 시장과 주류 시장 사이에 나타나는 수요 하락 또는 정체 현상)을 건너 실용주의자 그룹으로 들어서면 제품을 처음 만들 때는 마주하지 못했던 다른 성격의 문제를 마주하게 됩니다. 얼리어답터 그룹은 기존 제품에 대한 애정과 애착을 가지고 변화를 거부하며 좁지만 더 전문적인 제품을 요구하는 한편, 새로 들어오는 실용주의자 그룹은 보편적으로 필요한 기능의 확대와 그에 맞는 제품의 변화를 요구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고객이 다양해지고 고객 요청이 많아지면 고객 요청 간 충돌이 발생합니다. 이슈 별로 논의하며 급하게 대응을 하다 보면 어느새 제품의 지향점이 어디인지 헷갈리기도 하죠. 이전 글에서 얘기한 것처럼 고객 중심이 아니라 고객 중시 관점에서 이슈를 해결하게 되면 수많은 고객 요청을 처리하다가 제품이 키메라처럼 변해버리기도 합니다.

 

버즈빌 역시 성장과 함께 이런 문제를 마주하곤 했습니다. 잠금화면 서비스 허니스크린으로 시작한 버즈빌 제품은 고객의 서비스에 잠금화면 기능을 추가할 수 있게 도와주는 B2B 제품으로 확장하게 되었고, 이후 잠금화면뿐만 아니라 서비스 내부 지면까지 제품군을 확장하며 리워드 광고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아갔습니다. 이 과정에서 누군가는 잠금화면 사용성에 더 집중하기를 원했고, 다른 누군가는 서비스 수익을 더 늘려주기를 원했죠.

 

고객을 중심으로 그룹을 나누기로 했기에 우리는 제품의 정체성을 검토하고 재정의해야 했습니다.

제품 로드맵: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한편 눈앞에 있는 일들은 제품이 어느 방향으로 나아갈지 정의될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았습니다. 조직 변경 이전에 진행하던 일, 운영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일, 해왔던 일이기에 해야 하는 일이 계속 발생하고 있었죠. 모든 일을 멈추고 제품을 재정비할 시간이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스타트업은 비행 중인 비행기에서 날개를 조립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조직 변경 이후 일을 처리하기 위해 가장 먼저 시도한 방법은 제품의 로드맵을 구성하는 일이었습니다. 조직 변경과 함께 과제별 오너십이 굉장히 많이 변했습니다. 팀은 팀대로 어떤 일이 우선인지 결정하기 어려웠고, 유관 팀은 기다리고 있던 일이 언제 어떻게 진행될지 알기 어려웠습니다. 팀별로 분기 제품 로드맵을 구성하고, 공유하고, 조율함으로써 눈앞에 펼쳐진 엉킨 실타래를 풀어냈습니다.

제품 로드맵을 구성하는 방법은 굉장히 다양합니다. 최종 결과물은 비슷하게 보일지라도 로드맵의 목적에 따라 구성 방법이 다양하죠. 아래 설명한 로드맵 종류 외에도 포트폴리오 로드맵, 전략 로드맵 등 정말 많은 로드맵 정의가 존재합니다.

  • 내부 로드맵(Internal Roadmap): 내부 운영을 위한 로드맵입니다. 주요 독자에 따라 개발 로드맵, 세일즈 로드맵, 경영 로드맵으로 나뉠 수 있으며, 각 로드맵에 따라 담아야 하는 내용이 다릅니다.
  • 외부 로드맵(External Roadmap): 고객을 위한 로드맵입니다. 고객에게 제공될 다음 제품이나 기능이 어떤 것인지 공유합니다. 고객을 설레게 만드는 로드맵이어야 합니다.
  • 목표 중심 로드맵(Goal-oriented Roadmap): 목표를 기준으로 정리된 로드맵입니다. OKR을 운영할 경우 Objective 혹은 Key Result 기준으로 로드맵을 관리할 수 있습니다.
  • 기능 기반 로드맵(Feature-based Roadmap): 기능을 기준으로 로드맵을 관리합니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로드맵을 관측하기는 어렵지만 세부 기능이 언제 개발되고 출시될 예정인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릴리즈 로드맵(Release Roadmap): 외부 로드맵 중 하나로, 주요 릴리즈 일정과 릴리즈 별로 담고 있는 제품 및 기능을 포함합니다.

우선 발등에 붙은 불을 끄기 위해 한 분기에 해당하는 기능 기반 로드맵을 구성했습니다. 팀별로 해야 하는 일을 나열하고, 유관 팀과 조율을 통해 우선순위를 결정했습니다. 딱 한 분기 로드맵을 구성하는데도 상당한 소통이 필요했습니다. 다행이 한 분기 짜리 계획이 만들어진 뒤에는 각 팀이 스스로 계획에 맞춰 움직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 분기짜리 로드맵을 구성하자 조금이나마 이후 계획을 위한 여유가 생겼습니다. 여유를 틈타 1년 치 로드맵을 구성하려고 보니 기능 기반 로드맵은 너무 세부 내용을 담고 있어서 계획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지키기도 어려워 보였습니다. 무엇보다 기능 기반 로드맵은 제품팀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는지 표현하기에는 너무 세부적이어서 한계가 있었죠. 그렇다고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분기마다 중심이 이리저리 흔들릴 것 같았습니다.

 

여러 논의 끝에 분기 정도 단위의 릴리즈 로드맵을 구성하기로 했습니다. 주나 월 기준이 아니라 분기를 기준으로 어떤 제품 혹은 기능을 출시할 것인지 뭉뚱그려 정리했죠. 계획은 변경될 가능성이 높았고 일정 역시 신뢰도가 낮았으나 한 해를 어떻게 보내려고 하는지는 감을 잡을 수 있는 로드맵이 구성되었습니다.

 

한 해가 지나고 돌아보니 역시 일정은 많은 부분 변경이 있었으나 전체적인 진행 방향은 크게 어긋나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한편 한 해짜리 릴리즈 로드맵이 구성되었음에도 여전히 내부에서는 우리 제품이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는지 잘 모르겠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계속 들려왔습니다. 로드맵만으로는 한계가 있음이 느껴졌죠.

제품 전략 피라미드

제품 로드맵은 계획을 중심으로 움직인다는 장점이 있지만, 핵심 가치를 중심으로 움직이기 어렵고 변화에 약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로드맵을 구성한 뒤에도 언제든 계획은 변경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유연하게 움직이려고 노력했지만, 여전히 실행 도중 계획은 변경하는 일은 심리적으로 큰 부담이 있었습니다. 실행 도중 발견한 통찰과 좋은 기회가 있더라도 갑자기 진행 방향을 바꾸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죠.

로드맵은 제품의 중심을 잡아줄 수 없었습니다. 제품의 중심은 제품 비전과 제품 전략이 잡아줘야 했죠. 조직이 변경되고 고객이 구체적으로 정의됐으니 제품의 비전도 다시 검토해봐야 했습니다. 발등의 불을 끄느라 로드맵을 먼저 구성했지만, 조금 늦었더라도 제품의 중심을 잡아줄 제품 비전과 전략이 준비되어야 했습니다.

제품 비전

제품 비전은 제품을 통해 만들고자 하는 미래를 나타냅니다. 제품의 비전은 조직이 회사의 미션을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 좀 더 구체적으로 계획할 수 있게 정의되어야 합니다. 제품 비전은 영감을 줄 수 있어야 하고, 방향은 명확하되 방법은 유연해야 하며, 해결책보다는 문제에 집중해야 합니다. 한두 줄의 문장을 정의하기 위해 정말 많은 고민과 논의가 동반되어야 하죠.

디맨드 그룹과 서플라이 그룹은 각자의 고객을 중심으로 제품의 비전을 정리했습니다. 제품의 비전은 통상적으로는 2~5년 기간 안에 만들고자 하는 미래를 나타내지만, 조직 개편 이후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각 그룹은 1년 정도의 기간을 염두에 둔 상태로 비전을 정의했습니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제품의 비전을 고객을 중심으로 다시 정의해보니 디맨드 그룹과 서프라이 그룹의 정의가 완전히 달랐습니다. 디맨드는 애드-테크(Ad-tech) 시장에서 광고주 고객에게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기 위한 제품 비전을 정의했고, 서플라이는 디지털 서비스 고객들이 자사의 서비스를 성장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제품 비전을 정의했죠. 달라진 비전만큼 해야 하는 일도 달라졌습니다.

제품 전략

제품 전략은 제품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계획을 표현합니다. 누구를 위해 어떤 제품을 언제 어떻게 활용할지 정의합니다. 제품 전략을 구성하는 방법은 매우 다양합니다. 하지만 좋은 전략이라면 대부분 고객과 문제가 분명하게 잘 정의되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대부분 한 시점에는 하나의 시작 혹은 고객에 집중하고 있을 것이고요.

서플라이 그룹은 고객의 서비스 성격을 기준으로 고객을 세 가지로 나누었습니다. 큼지막한 기준으로 고객을 나누려고 시도했음에도 기준을 정의하기 위해 한 달 이상을 논의했습니다. 정보를 조사하고, 특정 기준을 정의한 뒤 고객 그룹을 나누고, 구분 기준이 의미 있는지 검토한 뒤, 이를 반복했습니다. 겹치지 않으면서 빠짐없이 나누기(Mutually Exclusive and Completely Exhaustive, MECE)를 희망했지만, 완벽한 기준을 정하기는 어려웠죠. 긴 논의 끝에 비즈니스와 제품, 경영 관점에서 동의하는 그룹을 정의했습니다.

 

고객 그룹을 정의한 뒤에는 그중 주요 고객 그룹을 정의했습니다. 돌아보면 고객 그룹 정의는 논의의 시작에 불과했죠. 팀 간, 파트 간 맥락과 시각의 차이로 인해 현재 집중해야 하는 고객 그룹을 어디까지로 봐야 하는지 다들 의견이 달랐습니다. 이를 합의하기 위해 더 많은 조사와 논의, 검증, 실험이 진행되었습니다. ‘치열하게 논의하고 결정된 것은 믿고 따른다’라는 ‘버즈빌이 일하는 방식’에 따라 치열한 논의 끝에 집중할 고객 그룹을 정의하고 실행했습니다. 한편 시기에 따라 집중해야 하는 고객은 변경되거나 확대될 수 있기에, 꾸준히 주요 고객 정의를 검토하고 논의하고 있기도 합니다.

 

다양한 제품 개발 방법론 - 버즈빌 제품팀이 일하는 법

2021년 말에 시작했던 글이 어느새 2022년 말까지 흘러왔네요. 2022년 한 해 동안 버즈빌 제품팀이 일하는 방식에는 더욱더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원래 기획했던 6부를 모두 정리하기에는 글 작성 속도보다 변화의 속도가 더 빨라서, 이번 3부에서 전반적인 내용을 짧게나마 정리하고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본문

PRD(Product Requirements Document)와 OKR

얼마전 OKR이 경쟁사를 느리게 만들려는 구글의 계략이라는 트윗에 구글 대표 순다 피차이가 “들켰다”라고 말해서 많은 좋아요를 받았습니다. (노.. 농담이겠죠?) OKR은 목표 달성을 위해 조직이 모두 집중할 수 있게 도와주기도 하지만, 잘못 운영될 경우 속도를 느리게 만들기 때문에 이런 음모론이 나오기도 합니다.

Oops. Finally someone figured it out)

이때 ‘느리다’는 부분을 잘 해석해야 합니다. 실제로 OKR을 과도하게 운영하느라 시간을 써서 실행을 느리게 만들 가능성도 있지만, 잘못 운영된 OKR로 인해 학습과 전환 속도를 늦추고 성장 엔진을 멈추게 만들 가능성도 있습니다. 전자의 경우 쉽게 눈에 띄어서 문제 파악과 개선도 빠르게 만들 수 있습니다. 반면 후자는 시간이 한참 흐른 뒤 알게 될 가능성이 높아서 훨씬 위험하다고 볼 수 있죠.

대표적으로 실수하는 것 중 하나는 할 일 리스트로만 구성된 KR입니다. 이번 분기에 할 일들의 리스트를 나열하고 완료 상태 만으로 KR을 측정하면 실제로 이 일들이 최종적인 목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이번 분기에 사용자 리텐션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잡고 5가지 기능을 구현하기로 계획을 세운 뒤, KR로 5가지 기능의 완료 상태를 측정하기로 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첫 번째 기능을 빠르게 구현해서 라이브를 했습니다. 이 기능에 대한 사용자 피드백을 받아보니 사용자의 리텐션이 낮아지는 중요한 원인은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계획했던 5가지 기능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죠. 어떻게 해야 할까요? OKR 달성에 집착해서 원래 계획했던 일에만 집중한다면 OKR 달성률은 높지만 정작 사용자 리텐션은 낮아지는 결과가 생겨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KR과 Initiative(계획)를 분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전 글에서 강조했듯 비전과 전략이 우선이고 로드맵과 계획은 그다음입니다. OKR을 정의했다면 이를 어떻게 추구할 것인지는 Initiative로 구성해야 합니다. Initiative는 상황과 학습 결과에 따라 빠르게 변경될 수 있습니다.

 

OKR + Initiative 예시:

ObjectiveKey ResultsInitiatives
사용자 온보딩과 활성화 경험을 개선한다. 프로필 작성 완료 비율을 60%에서 85%로 높인다. • 작성된 프로필이 노출되는 화면을 늘린다. (PRD)
• 프로필 기입 필드를 나눠서 단계별로 보여준다. (PRD)

이런 Initiative와 찰떡궁합인 방법론 중 하나가 PRD(Product Requirements Document)입니다. PRD는 특정 제품 혹은 기능의 요구 사항을 정리한 문서입니다. 제품이 어떤 일을 왜 해야 하는지 정의하는 문서이기도 합니다. PRD는 제품의 목적, 풀고자 하는 문제, 요구 사항, 용례, 제약 사항 등을 포함합니다. 단, 구현 방법이나 UX, 디자인 같은 내용은 팀 내에서 더 좋은 방법을 찾을 수 있게 열어두고 PRD에서는 구체적으로 정의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이 OKR과 PRD의 조합은 버즈빌 제품팀이 많은 변화 속에서도 꾸준히 실행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4가지 실행 원칙 (4 Disciplines of Execution)

지난 3분기 버즈빌에서 가장 많이 회자됐던 책은 ‘빨간 책’이라고 불리던 “성과를 내고 싶으면 실행하라.”였던 것 같습니다. 원제는 4 Disciplines of Execution인데, 번역된 제목이 약간 길고 조악해 보여서 겉표지의 색인 빨간 책이라고 불렀던 것 같네요. OKR을 운영하며 헤매던 부분을 잘 잡아준 책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저자는 1) 가장 중요한 목표에 집중하라, 2) 선행 지표에 따라 행동하라, 3) 점수판의 강점을 활용하라, 4) 책무를 서로 공유하라 이렇게 네 가지 원칙을 제안합니다. 굉장히 간단해 보이는 원칙이지만 실제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시스템 변경 이상의 노력이 들어갑니다.

 

버즈빌도 너무 많은 목표와 제어할 수 없는 후행 지표에 고통을 받고 있었습니다. 여전히 어려움을 겪는 부분도 있지만, 버즈빌 리더십 세션 도서로 선정된 이 책 덕분에 굉장히 많은 부분을 개선할 수 있었습니다. 회오리바람이라고 불리는 ‘해야 하지만 가장 중요한 목표 관련 과제는 아닌 업무’를 인정함으로써 오히려 목표를 좁히고 강력하게 추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으며, KR을 정할 때 제어할 수 있는 선행 지표를 찾기 위해 노력하게 되었고, 점수판을 통해 누가 언제 보더라도 가장 중요한 목표 관련한 현 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버즈빌 제품팀에서 실행하고 있는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보자면:

  • 가장 중요한 목표 정의 - OKR을 정하기 전 가장 중요한 목표가 무엇인지(e.g., 재무적 목표, 운영적 목표) 먼저 논의합니다. 또한 각 팀의 OKR 안에서도 가장 중요한 목표에 별도 표시를 하고 있습니다.
  • 점수판(a.k.a 대시보드)에 목표 수치 표시 - 단순히 현재 상황을 표시하는 대시보드보다 각 시점별 현재 목표가 표시되어 있는 대시보드는 팀을 목표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현재 우리 팀이 목표 대비 이기고 있는지 지고 있는지 보여줌으로써 행동을 이끌어냅니다.
  • 회오리바람을 줄이기 위한 목표 선정 - 회오리바람이 있음을 인정하고 상류(Upstream)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목표를 수립했습니다.
  • 제어 가능한 선행 지표 찾기 - 제어 가능한 선행 지표의 중요성은 아마존의 순서 파괴(Working backward)에도 많이 강조됩니다. 예를 들어 매출 같은 후행 지표를 목표로 잡으면 우리가 한 일과 성과 사이가 너무 멀어서 빠르게 학습하고 개선하기 어렵습니다. 여전히 할 일의 리스트가 아니면서도 실행 가능한 선행 지표를 정의하는 일은 매우 어렵지만, 버즈빌 제품팀은 매 분기 더 좋은 목표 수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Opportunity Solution Tree - 설루션 보다 기회에 집중

아이디어가 가장 싸다. 실행이 전부다. - 피터 드러커

아이디어에 집착하는 것은 사람의 본능인 것 같습니다. 뭔가 좋은 생각이 떠올랐을 때 너무 좋고 뿌듯하죠. 하지만 아이디어에 너무 집착하다 보면 가치를 만드는데 집중하지 못하고 아이디어에 갇히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고객이 가지고 있는 실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좋은 아이디어는 무덤으로 가게 됩니다. 생각한 것보다 더 많은 아이디어를 무덤으로 보내야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아이디어는 제품화까지 된 다음 제품과 함께 무덤으로 갑니다. 문제보다 해결책에 집중하면 이런 문제가 발생합니다.

기회 솔루션설루션 트리(Opportunity Solution Tree, OST)는 해결책 보다 기회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주는 도구입니다. 목표를 선정하고 목표 달성을 위한 기회를 나열한 뒤 기회 하단에 설루션을 붙입니다. 우선순위를 선정할 때도 설루션이 아니라 기회의 우선순위를 정렬하게 됩니다.

 

OST를 구성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하는 부분 중 하나는 ‘기회’가 고객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고객 인터뷰 혹은 데이터에서 얻은 인사이트로 기회를 정의하지 않으면 원래 하고 싶었던 솔루션에 기회를 끼워 맞추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이 부분이 워낙 쉬운 일이 아니기에 버즈빌에서도 OST를 실행할 때는 매우 주의해서 실행하고 있습니다.

Pre-Mortem - 가장 위험한 가정

린 스타트업(Lean Startup) 저자 에릭 리에스는 ‘가장 위험한 가정’의 중요성을 얘기합니다. 사업을 실행할 때 가장 위험한 가정을 중심으로 가설을 검증하고 실행해야 한다고 말하죠. 다른 모든 것이 잘 되더라도 가장 위험한 가정 하나가 잘못되면 모든 것이 동작하지 않을 테니까요.

사전 부검(Pre-Mortem)은 과제를 시작하기 전에 미리 미래를 시뮬레이션 함으로써 가장 위험한 가정을 도출하도록 도와줍니다. 성공했다면 왜 성공했을지, 실패했다면 왜 실패했을지 논의해 봄으로써 집중해야 할 부분을 찾는 것이죠.

Team Topologies - 팀 인지 부하 줄이기

서비스와 조직이 성장하면서 복잡성은 증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단기 속도에만 집착해서 개발하다 보면 어느새 전체 조직이 느려지는 상황을 마주하게 됩니다. 노력하지 않으면 팀 간 의존성이 증가하면서 기능 하나를 기획하고 배포하는데도 신경 써야 할 것들이 점점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팀 토폴로지는 팀이 인지 부하를 줄이고 자율적으로 빠르게 움직일 수 있도록 팀을 구성하는 방식을 제안합니다. Stream-aligned Team (SAT), Complicated Subsystem Team, Enabling Team, 그리고 Platform Team 이렇게 네 가지 형태의 팀을 정의하고, 팀 간 협업 방식을 제안합니다.

 

버즈빌은 팀 토폴로지를 버즈빌 상황에 맞게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여러 스테이크홀더와 함께 이벤트 스토밍 워크숍을 진행함으로써 Bounded Context를 정의했고, 역 콘웨이 전략(Inverse Conway Maneuver)에 따라 제품 설계에 맞춘 팀 구성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물론 모든 상황에 동작하는 은총알은 없기 때문에 현재 조직 상황에 맞는 형태로 간소화해서 적용해 나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팀의 구성을 논의하는 사람들이 팀 토폴로지의 개념을 함께 이해하고 논의한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PPP(Progress, Problems, and Plan)

업무 공유는 단순한 보고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업무 공유가 원활할수록 팀의 목표가 전사 목표와 정렬되고, 중심이 흔들리지 않으며,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정렬은 매우 중요하지만 그만큼 소모적이고 어렵기도 합니다. 특히 업무 공유 시 각 청자 관점에서 중요한 부분을 간추리지 않으면 형식적인 보고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너무 많은 정보는 정보가 없는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완벽함이란 더 이상 보탤 것이 남아 있지 않을 때가 아니라 더 이상 뺄 것이 없을 때 완성된다. -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버즈빌 제품팀은 PPP 형태로 주간 업무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업무 공유 시 OKR 지표를 해석하고, 진행 상황(Progress)을 공유하고, 마주한 문제(Problems)를 설명하며, 차주 계획(Plan)을 정리합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항목임에도 신경 쓰지 않으면 종종 놓치고는 하는데, PPP는 각 항목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는 계기를 마련해 줍니다.

북극성 지표(North Star Metric, NSM)

KPI, OKR, OMTM 등 목표와 측정 지표를 연결시키기 위한 노력은 매우 많습니다. 북극성 지표는 그중에서도 특히 제품과 비즈니스가 장기적으로 잘 성장하고 있는지 지켜보기 위한 하나의 측정 지표입니다. 북극성 지표는 매출과 연결되어야 하지만 매출이 지표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매출은 고객이 가치를 구매하기 위해 지불하는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매출이 북극성 지표가 되면 단기적인 관점에서 성장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버즈빌은 고객을 기준으로 전사 조직을 디맨드 그룹과 서플라이 그룹으로 나눴습니다. 주 고객이 다르기 때문에 북극성 지표도 달라야 합니다. 서플라이 그룹은 2021년 말 DA팀 리드 Ed의 주도 하에 특정 기준을 만족하는 주간 사용자 수로 북극성 지표를 정의하고 WVU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해당 기준을 만족하는 사용자가 많아질수록 서플라이 그룹의 퍼블리셔 고객이 얻을 수 있는 가치(주로 광고 수익)가 눈에 띄게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디맨드 그룹은 북극성 지표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제품팀 관점에서 특정 기준을 만족한 도달(Reach, 광고를 본 사용자 수)을 북극성 지표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정리

버즈빌 제품팀은 이 밖에도 임팩트 매핑(Impact mapping), 사용자 여정 지도(User Journey Map), 린 고객 개발, 프리토타이핑(Pretotyping), 이벤트 스토밍, Q12 몰입도 조사 등 다양한 방법론을 적용해서 고객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물론 방법론은 도구일 뿐임을 잊지 않고 방법론의 기반이 되는 원칙과 목적에 집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도 하고요.

글을 시작한 후 1년이 동안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팀의 구성이 바뀌기도 하고, 팀 별 운영 방식이 바뀌기도 했습니다. 조직이 성장하면 성장통이 있기 마련이고, 그럴 때마다 빠르게 학습하고 유연하게 실행함으로써 성장을 가속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버즈빌 제품팀은 지난 1년 동안 이런 변화 속에 정말 많이 배우고 성장했던 것 같습니다.

 

우리가 일하는 방식이 당연히 유일한 정답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성장 엔진을 구축하는 이 여정은 분명히 정답에 가까울 것입니다. 더 좋은 제품을 만들고 고객에게 더 많은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는 버즈빌 모든 멤버에게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세상에는 공짜 점심이 없고 은총알도 없죠. 앞으로도 끝없이 학습하며 빠르게 발전하는 버즈빌 제품팀이 되겠습니다. 많은 박수와 응원과 지원 부탁드립니다 🙂

회고

제품 로드맵이 없었다면 2주 후에 무슨 일을 해야 할지, 한 달 뒤 우리 제품은 어떤 모습일지 알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제품 비전이 없었다면 우리가 무엇을 달성하고자 하는지 짐작할 수 없었을 것이고, 제품 전략이 없었다면 우리가 지금 이 제품을 왜 만들고 있는지 알 수 없었을 것입니다. 제품 비전과 전략, 로드맵 덕분에 조직 개편 이후 전사적으로 혼란스러웠던 시기를 극복하고 빠른 제품 성장과 비즈니스 성장까지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여전히 우리가 어디를 향하는지 모르겠다는 내부의 목소리가 종종 들려왔습니다. 관련 구성원들의 논의와 몇 번의 내부 발표, 어딘가에 존재하는 비전/전략/로드맵 문서는 모든 사람이 같은 생각을 가지게 만들기에는 충분하지 않았죠. 비전, 전략, 로드맵 순서로 구성되는 전략 피라미드는 아래에서 위로 갈수록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내용을 담게 됩니다. 구체적이지 않은 내용일수록 더 자세히 소개하고 더 자주 강조할 필요가 있습니다. 2021년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더욱더 좋은 전략 피라미드를 구성하기 위해 더 많은 의견을 받고, 더 치열하게 논의하고, 더 자주 소개하는 자리를 가지게 될 것 같습니다.

 

언제나 시간과 사람은 항상 모자랍니다. 모든 것을 하고자 하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되죠. 버즈빌은 제품 비전과 제품 전략을 바탕으로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지 끝없이 고민하고, 논의하고, 개선하고 있습니다. 버즈빌의 좋은 동료들 덕분에 제품팀은 두려움 없이 다양한 도전을 시도하고 이를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죠. 물론 여전히 더욱 원대한 비전과 더 확실한 전략을 구성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버즈빌의 멋진 여정을 함께할 동료를 찾는다는 소식을 전하며 글을 마무리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과제의 우선순위를 정하기 위해 버즈빌 제품팀이 실행해 온 방법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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