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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y와 AI 챗봇친구 만들기 보고서

MIT 노동 경제학 교수의 진단 “이런 사람은 AI에 안 밀려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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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노동 경제학 교수의 진단 “이런 사람은 AI에 안 밀려난다”

데이비드 오터 MIT 교수 인터뷰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일자리의 미래에 대한 걱정도 커지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021년 20·30세대 829명에게 미래사회가 도래하면 일자리가 어떻게 변하게 될 것으로 생각하는지 물었더니 10명 가운데 8명(83%)은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근엔 ‘미드저니’ ‘달리’ 등 그림 그리는 AI와 대화형 AI인 ‘챗GPT’가 잇따라 등장해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앗아갈 것’이라는 우려가 더욱 커졌다. 실제로 로봇 한 대가 늘어나면 인간 일자리가 0.1%포인트 줄어든다는 분석(한국은행·2021년)도 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오랜 기간 자동화와 노동의 관계를 연구해온 데이비드 오터(56)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MIT 부속 ‘미래의 일자리’ 연구소 공동 의장이자 저명한 노동 경제학자인 오터 교수를 WEEKLY BIZ가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데이비드 오터(56)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친(親) 로봇, 친(親) 인공지능(AI) 학자로 알려져 있다. 세계화와 기술 변화가 일자리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업적을 인정받아 지난 2020년 하인즈 재단으로부터 '25주년 특별공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데이비드 오토 교수 제공

◇“AI가 인간 대체한다는 건 과장”

-코로나 팬데믹이 노동시장을 어떻게 바꿨나.

“예상치 못한 구인난이 발생하면서 저학력 근로자에게 매우 좋은 노동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지난 40년간 고학력자가 혜택을 독식해온 노동시장에 극적인 역전이 일어난 것이다. 이런 변화는 고임금 근로자보다 저임금 근로자 임금을 많이 올려 불평등을 줄인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다만 이런 상황이 얼마나 지속할지는 불확실하다. AI가 발전하는 속도도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빠르다.”

-결국 AI나 로봇의 발전 속도를 인간이 따라갈 수 없는 것 아닌가.

 

“‘따라간다’는 말은 경쟁을 전제로 한다. 하지만 인간은 AI 같은 기계와 경쟁하는 관계가 아니다. 지난 200여 년간 인간은 놀랄 만한 기술을 개발하고 자동화를 도입했는데, 대부분 인간을 도와주는 역할을 했다. AI도 마찬가지다. 가령 AI가 사람 대신 완전한 글을 쓰지는 못하지만, 보조적인 역할은 충분히 할 수 있다. AI가 만들어주는 문장을 초안 삼아 글을 쓰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걱정은 기우인가.

 

“물론 지금까지 기술 발전이 그랬듯 AI도 일부 일자리에 손해를 끼칠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매년 세금을 낼 때 모든 수입 내역과 증빙 서류를 당국에 제출해야 하는데, 이 절차가 너무 복잡해서 많은 사람들이 이 일을 세무사에게 맡겼다. 그런데 지금은 이를 처리하는 AI 프로그램이 개발되면서 사람들이 값싼 비용으로 전문적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자연히 세무사 수요는 줄어든다. 하지만 아무리 AI가 대세이고 중요한 기술이라고 해도 사람이 하는 모든 일을 완전히 대체할 정도는 아니다. 노동 시장을 완전히 바꾸는 수준은 더더욱 아니다.”

 

오터 교수는 “AI나 로봇은 인간의 판단에 따라 쓰임새가 결정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했다. 예를 들어 중국은 전 세계에서 감시나 콘텐츠를 검열하는 데 가장 뛰어난 기술을 갖고 있는데, 이건 중국 당국의 선택과 투자로 인해 가능한 것이지 AI의 고유한 속성 때문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현재로서 우리는 AI가 정확히 어떤 목적으로 사용될지 알 수 없다”며 “그러므로 어느 직업에서 어느 정도까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아 갈지 속단하기도 어렵다”고 했다.

 

 

◇미래에도 읽기·쓰기·말하기·분석이 중요

오터 교수는 다양한 실증 연구를 통해 자동화가 일자리를 빼앗는 게 아니라 오히려 늘린다는 주장을 펴왔다. 2015년 ‘왜 아직도 그렇게 많은 일자리가 있는가’라는 제목의 논문에서도 그는 “자동화와 노동이 상호 보완 작용을 하면서 생산성을 높이고 수입을 증가시키고, 이로 인해 전체 일자리도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런 그도 자동화와 AI가 가져올 양극화에 대해서는 상당한 우려를 갖고 있다. 그는 “현재 소매점 같은 단순 서비스 업종이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이런 일자리는 살아남기 어렵다”며 “전문 지식이 필요 없는 단순 일자리를 줄이고, 법률이나 의료 분야 등 전문 지식을 요구하는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을 늘리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 세대는 어떤 직업이나 전공을 가지는 게 좋을까.

“기계를 잘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 의사를 예로 들어 보자. 의사는 전문 지식을 가지고 있지만, 동시에 환자와 꾸준히 소통하는 사람이다. 사람들이 요구하는 것을 지식을 활용해 일종의 ‘번역’을 해야 하는 직업이다. 나는 이를 ‘가치 있는 일’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이런 일은 기계가 해내지 못한다. 이처럼 앞으로는 전문적인 지식과 사람의 요구를 함께 받아들이고, 자신만의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에게 많은 기회가 갈 것이라고 본다. 어떤 전공이 유망할 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사람들이 각자 다른 적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근본적인 것은 바뀌지 않는다. 미래에도 읽기·쓰기·말하기·분석하기가 매우 중요할 것이다. 학교에서 분석적 사고방식을 길러야 하고, 더 나은 추론을 하고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정보를 분석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일각에서는 빅테크 기업들이 AI와 저개발국 노동력을 활용해 이익을 극대화하고 노동력을 착취한다고 비판한다.

 

“과거 무역이 활발해졌을 때도 부자 나라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가난한 나라를 착취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하지만 무역은 한때 개도국이었던 한국이나 중국, 일본 등 많은 나라를 부자로 만들었다. 물론 현재 개도국들이 아마존이나 테슬라 같은 빅테크 기업이 발주하는 단순 업무를 하다 보니 일부 학대당하거나 낮은 임금을 받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며, 그것이 플랫폼 노동의 본질도 아니다.

 

오히려 기술이 부족한 나라는 기술력 있는 나라가 무역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자급자족하는 상황을 경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선진국이 방글라데시에 ‘우리는 옷을 만들어줄 로봇이 있으니까 더는 당신네 나라에서 옷 살 필요가 없다’든지 ‘이제는 로봇 간호사에게 일을 시키면 된다’며 필리핀에 간호사 수입을 하지 않겠다고 나설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하고 싶어도 무역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실제로 미국 의회에서는 로봇이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이민자가 필요 없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것이 진짜 비극이다.”

-자동화 시대에 정부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AI와 로봇이 가져올 변화에 대처하려면 교육, 건강, 안전 등 사회안전망을 잘 구축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미국은 초·중등 교육 시스템에 많은 문제가 있다. 지난 40여 년간 미국은 사람에 대한 투자를 정부가 아닌 민간 기업에 맡겨야 한다는 생각에 이끌렸다. 그러다 보니 교육이나 의료 서비스 부족에 직면해 있다. 안정성이 부족하다 보니 국민은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시장이 중요하고, 정부가 모든 걸 통제해선 안 된다는 말은 맞다. 하지만 현재 미국은 비간섭주의에 지나치게 경도돼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계가 창업한 리테일 테크 기업, 미국에서 ‘유니콘’ 된 비결

[WEEKLY BIZ] 스위프틀리 헨리 킴 CEO

지난 9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는 한 ‘리테일(소매) 테크’ 기업이 유니콘(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인 신생 기업)에 등극했다는 소식이 실렸다. 금리 인상과 경기 둔화로 투자 업계 분위기가 급랭하는 시점에 나온 주목할만한 뉴스였다. 해당 기업은 2018년 한국계인 헨리 킴(한국명 김태정)이 마이크로소프트 개발자 출신 숀 터너와 함께 미국 시애틀에 창업한 ‘스위프틀리(Swiftly)’. 식료품 및 각종 잡화를 판매하는 소매 체인 업체들에 스마트폰 앱을 만들어주거나 빅데이터·AI를 활용해 앱에서 맞춤형 광고를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해주는 게 핵심 사업이다.

 

창업 4년 만에 투자금 2억1560만달러(약 3000억원)를 유치한 스위프틀리는 직원 170여 명 중 상당수가 실리콘밸리 빅테크 출신 엔지니어다. 페이팔을 발굴한 것으로 유명한 미국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VC) 블루런벤처스의 아시아 투자 플랫폼 BRV캐피털매니지먼트도 스위프틀리에 1억달러(약 1370억원)를 투자했다. 최근 방한한 헨리 킴 CEO(최고경영자)는 WEEKLY BIZ와 만나 “4만명 넘는 개발자를 보유한 월마트 같은 초대형 업체 몇 곳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소매 업체가 자체 앱을 매출 확대에 십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소매 업체들의 앱 고도화 사업은 장래성이 큰 분야”라고 말했다.

최근 유니콘(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인 신생 기업)에 등극한 리테일 테크 기업 스위프틀리가 제작한 소매체인 앱 화면. /스위프틀리

특히 스위프틀리가 기업 가치를 높게 평가받은 이유는 정교한 맞춤형 광고 기술에 있다. 개인 정보 보호 영역의 법적 테두리와 윤리적 기준 안에서 소매 업체들이 보유한 방대한 데이터를 끌어와 타깃 광고를 할 수 있는 AI 기술을 제공한다. 헨리 킴 CEO는 “소매 업체 앱에 맞춤형 광고를 하고 싶어 하는 제조사, 고객이 원하는 품목을 제때 보여줘 만족도를 높이고 매출을 올리길 원하는 소매 업체 모두에 윈윈”이라며 “스위프틀리는 광고비를 소매 업체와 나누고, 앱 매출의 일부를 가져가는 식으로 수익을 얻는다”고 말했다.

 

현재 이 회사의 주요 고객은 미국의 중소 식료품 체인 업체들이다. 중소 식료품 체인은 자금 및 인력 조달의 한계 등으로 대형 체인에 필적할 앱을 운영하기 어렵다. 헨리 킴 CEO는 “직원 3~4명이 5~6주 정도 업체에 파견을 가서 데이터 이전 등의 작업을 통해 앱 구축을 완료할 만큼 작업 효율성도 높다”고 했다. 현재까지 스위프틀리는 미국 유명 ‘1달러숍’인 달러트리를 비롯해 럭키스마켓, 푸드맥스 등 소매 체인 9곳의 앱을 구축하거나 업그레이드했다. 해당 업체들의 매장 수는 2만2500개로 미국 전체 매장의 약 9%를 차지한다. 헨리 킴 CEO는 “내년 상반기 추가로 업체 15곳이 스위프틀리의 파트너가 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헨리 킴 CEO는 1976년 서울에서 샌프란시스코로 건너가 식당을 운영한 한국인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스탠퍼드 MBA를 졸업하고 모건스탠리를 거쳐 월가의 사모펀드에서 9년간 수퍼마켓·식료품 부문 투자를 하다 2012년 ‘심포니커머스’라는 이커머스 플랫폼 구축 업체를 창업하며 기업가의 길로 들어섰다. 심포니커머스는 2017년 사모펀드에 매각했다. 헨리 킴 CEO는 “한국 소매 업체들은 대부분 자체 앱을 잘 구축해 운영하고 있지만, 플랫폼을 통한 맞춤형 광고 유치(리테일 미디어) 모델을 통한 협업이 가능할 것”이라며 “한국 기업이 미국 소매 체인 앱에 입점하거나 앱에서 맞춤형 광고를 할 수 있게 돕는 역할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스위프틀리의 헨리 킴 CEO. /스위프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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